2026년 8월 4일 국무회의에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이 심의·의결됐습니다.
흔히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표현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국회가 의결해 정부로 이송한 개정법률을 대통령이 공포하기 위한 절차가 이날 국무회의에서 진행된 것입니다.
이번 개정의 가장 큰 변화는 검사를 형사사건의 수사 주체에서 제외하고, 검찰의 직접수사권뿐 아니라 송치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한다는 점입니다.
검사는 앞으로 직접 수사하는 대신 경찰 등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하거나 법정에서 공소를 유지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됩니다.
정부는 이를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완성하는 형사사법 개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검찰의 직접적인 보완수사가 사라지면서 부실수사 통제가 어려워지고 사건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2026년 형사소송법 개정의 핵심
이번 개정안은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등 수사기관은 수사를 담당하고, 공소청 검사는 기소와 공소유지를 담당한다.
기존 제도에서는 검사가 일정 범죄를 직접 수사하거나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할 수 있었습니다.
개정법에서는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모두 없애고 수사의 주체를 사법경찰관 등으로 일원화합니다. 공소청 검사는 수사 결과를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검사가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직접 피의자나 참고인을 조사하거나 압수수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해당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합니다.
왜 형사소송법을 개정했을까?
이번 개정은 2026년 10월 2일 시행 예정인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맞춰 형사소송법을 정비하기 위한 후속 입법입니다.
검찰청이 폐지되면 검사의 직접수사를 전제로 만들어진 기존 형사소송법 규정도 함께 바꿔야 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그동안 검사에게 수사와 기소 권한이 동시에 집중되면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수사한 검사가 자신이 구성한 수사 논리에 따라 기소 여부까지 판단하는 문제
- 수사 목표를 정한 뒤 증거를 찾는 표적수사 가능성
- 본래 사건과 관계가 적은 별건수사와 이른바 먼지떨이식 수사
- 검찰 조직 내부에서 수사 결과를 독립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구조
정부는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을 분리하면 수사 결과를 다른 기관이 객관적으로 검토할 수 있고, 한 기관에 과도하게 집중됐던 권한을 분산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수사·기소 분리를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 출발”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경찰의 수사권 독점과 조직 비대화에 대한 우려도 인정하면서 후속 법령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1. 검사의 직접수사권이 폐지됩니다
개정 전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 일정 범위에서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개정법은 검사를 수사 주체에서 제외합니다.
이에 따라 공소청 검사는 원칙적으로 다음과 같은 직접수사 행위를 하지 않게 됩니다.
- 피의자 및 참고인 직접 조사
- 계좌추적 등 증거수집
- 압수수색·체포·구속 등 강제수사
- 송치된 사건에서 새로운 혐의를 직접 수사하는 행위
검사가 송치 사건을 살펴보다 별도의 범죄 혐의를 발견하면 직접 수사하는 대신 관할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해야 합니다.
검찰의 기존 중대범죄 직접수사 기능은 2026년 10월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으로 이관됩니다.
2. 검사의 보완수사권도 폐지됩니다
이번 개정에서 가장 논란이 큰 부분은 보완수사권 폐지입니다.
보완수사란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뒤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부족한 증거나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하는 수사를 말합니다.
기존에는 검사가 다음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 검사가 직접 부족한 부분을 수사하는 방법
-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법
개정 후에는 첫 번째 방법이 사라지고, 검사는 경찰 등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송치 기록에 통화내역이나 진단서가 빠졌거나 참고인 진술이 서로 다를 경우, 검사가 직접 자료를 제출받거나 참고인을 조사하지 않고 경찰에 해당 부분을 다시 수사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3. 보완수사 요구에는 처리기한이 생깁니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불가능해지는 대신 보완수사요구권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장치가 마련됩니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수사기관은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이행해야 합니다.
1개월 안에 수사를 끝내기 어려운 경우에는 사유를 밝히고 한 차례 연장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를 미루거나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 촉구나 책임을 묻는 절차를 둘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사건이 경찰과 공소청 사이를 장기간 오가는 이른바 ‘사건 핑퐁’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4. 경찰 불송치 결정에 고발인도 이의신청할 수 있습니다
경찰이 사건을 수사한 뒤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는 불송치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동안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범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 개정으로 고소인과 피해자뿐 아니라 고발인도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권리를 확대했습니다.
이의신청을 위해 필요한 사건 기록을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는 권리도 함께 보장됩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나 공익신고자가 고발한 사건에서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더라도 고발인이 그 결정에 이의를 제기해 다시 판단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5. 불송치 사건에 대한 재수사 절차가 강화됩니다
검사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개정법은 재수사 요구의 사유와 방법, 처리기간과 절차를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보완됐습니다.
다만 검사가 재수사를 요구한 뒤에도 직접 사건을 가져와 수사할 수는 없습니다. 경찰 또는 해당 수사기관이 다시 수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소청에 보내야 합니다.
결국 부실수사에 대한 통제 수단은 직접 보완수사에서 재수사 요구와 보완수사 요구 중심으로 바뀌게 됩니다.
6. 범죄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가 확대됩니다
이번 개정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뿐 아니라 범죄 피해자의 권리 보장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습니다.
피해자에게는 수사 진행 상황을 통지받고, 사건 기록에 접근하며, 수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가 확대됩니다.
검사와의 면담을 신청하거나 불기소 결정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절차도 강화하는 방향이 반영됐습니다.
정부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져 피해자 보호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이의신청권, 기록 열람권 및 재수사 요구 절차를 통해 보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7. 중대범죄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담당합니다
검찰이 직접 수사해 온 중대범죄는 새로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담당합니다.
중수청의 주요 수사 대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대규모 부패 및 사기 범죄
- 주가조작과 불공정거래 등 경제범죄
- 산업기술 유출
- 군사기밀 누설
- 마약류 제조·유통
- 국가핵심기반시설을 공격하는 사이버범죄
- 범죄수익 은닉
- 법왜곡 범죄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설치되지만,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중수청장을 중심으로 수사 독립성을 보장하는 구조입니다.
최대 200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두어 수사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심사하게 됩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장점
1. 수사와 기소를 서로 다른 기관이 맡게 됩니다
이번 개정의 가장 큰 장점은 수사를 담당한 사람이 자신의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소 여부까지 결정하는 구조를 바꾼다는 점입니다.
경찰이나 중수청이 수사한 사건을 공소청이 독립적으로 검토하면 수사기관의 결론을 한 번 더 점검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에서 실무자가 작성한 보고서를 독립된 감사부서가 검증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입니다.
수사기관과 기소기관 사이에 상호 견제가 작동하면 무리한 수사나 기소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개정 찬성 측의 주장입니다.
2. 검찰에 집중됐던 권한을 분산할 수 있습니다
기존 검찰은 직접수사, 경찰 수사 통제, 영장 청구, 기소 및 공소유지까지 형사절차 전반에서 강력한 권한을 행사했습니다.
이번 개정은 수사 기능을 경찰과 중수청에 맡기고,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유지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분리합니다.
한 기관이 수사와 기소를 모두 담당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별건수사, 표적수사 및 수사권을 이용한 압박을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 검사는 공소 유지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검사가 직접수사 업무에서 벗어나면 사건 기록 검토, 법리 판단, 공소장 작성 및 재판 준비에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형 경제범죄나 기술범죄는 수사도 중요하지만 방대한 증거를 법정에서 입증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검사의 역할을 기소와 공판에 집중하면 공소유지의 전문성과 책임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4. 피해자의 이의제기 수단이 확대됩니다
고발인의 불송치 이의신청권과 사건기록 열람권을 확대하는 것은 피해자와 공익신고자의 권리 보호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사건이 곧바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결정의 근거를 확인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가 강화됩니다.
수사기관의 결정을 국민이 검증할 수 있는 통로가 넓어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5. 기관별 책임 소재가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수사 결과에 책임을 지고, 공소청은 기소 여부와 공소유지에 책임을 지게 됩니다.
기존처럼 경찰의 부실수사를 검찰이 보완하거나 검찰이 직접 다시 수사하는 구조에서는 최종적인 책임이 어느 기관에 있는지 불분명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수사 실패와 기소 실패의 책임을 보다 명확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단점과 우려
1. 간단한 보완수사도 다시 경찰로 보내야 합니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사소한 보완사항도 경찰에 다시 요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진단서 한 장이나 계좌거래 자료, 참고인의 간단한 진술 확인만 추가하면 되는 사건도 검사가 직접 처리할 수 없습니다.
검사는 보완수사요구서를 작성해 경찰에 보내고, 경찰은 사건을 다시 배당해 수사한 뒤 결과를 공소청에 회신해야 합니다.
수사기관 사이의 문서 교환과 사건 재배당이 반복되면서 오히려 사건 처리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제한적인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대 법안에서는 기존 검사 보완수사의 상당 부분이 단순 사실확인이나 누락 자료 보충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이는 보완수사권 존치 측이 제시한 조사 결과라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2. 경찰의 부실수사를 즉시 바로잡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경찰이 핵심 참고인을 조사하지 않거나 중요한 증거를 확보하지 않은 채 사건을 송치했더라도 검사는 직접 보완할 수 없습니다.
보완수사를 요구한 뒤 경찰이 다시 수사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특히 경찰 수사가 처음부터 특정 방향으로 편향됐거나 담당 수사관이 잘못된 판단을 내린 사건에서는 같은 기관이 자신의 수사를 다시 점검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수사 결과를 실질적으로 교차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약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3. 경찰 권한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습니다
검사의 수사권이 사라지면 일반 형사사건 대부분은 경찰이 사실상 전담하게 됩니다.
경찰은 수사 개시, 피의자 조사, 압수수색 신청, 송치·불송치 결정 등 수사의 핵심 권한을 행사합니다.
검사가 보완수사요구와 재수사요구를 할 수는 있지만 직접 사건을 가져와 수사할 수 없으므로, 경찰의 판단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개정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경찰의 수사권 독점과 조직 비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4. 수사기관과 공소청 간 책임 떠넘기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건 처리가 늦어지거나 증거 확보에 실패했을 때 수사기관은 “공소청의 요구가 불명확했다”고 주장하고, 공소청은 “수사기관이 보완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취지가 책임 구분이라고 하더라도, 기관 간 협력체계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책임을 떠넘기는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보완수사요구의 범위와 횟수, 이행기한 및 불이행 시 제재를 하위법령에서 얼마나 구체적으로 정하느냐가 중요합니다.
5. 피해자가 여러 기관을 오가야 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수사는 경찰이나 중수청, 기소 판단은 공소청, 불송치 이의신청은 다시 수사기관이나 공소청에 제기해야 하는 구조가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사건이 보완수사요구로 다시 경찰에 돌아가면 피해자가 같은 사실을 반복해서 설명하거나 추가 조사에 응해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피해자의 기록 열람권과 이의신청권을 확대하더라도 실제 이용 절차가 복잡하면 권리가 형식적으로만 보장될 수 있습니다.
6. 시행 준비기간이 충분한지도 쟁점입니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은 2026년 10월 2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8월 초 공포되면 새로운 제도를 준비할 실질적인 기간은 약 두 달입니다.
이 기간에 다음과 같은 작업이 완료돼야 합니다.
- 수사준칙과 시행령 정비
- 공소청과 중수청 조직 구성
- 기존 사건과 기록의 이관
- 형사사법정보시스템 개편
- 경찰·중수청·공소청 간 사건 송부 체계 구축
- 보완수사요구와 재수사요구 절차 마련
- 인력 배치와 교육
제도 취지가 타당하더라도 준비가 부족하면 시행 초기 사건 지연과 업무 혼선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수청의 세부 직제와 사건 이첩 절차 상당 부분도 하위법령을 통해 마련될 예정입니다.
기존 제도와 개정 제도 비교
구분기존 제도개정 후
| 일반 수사 | 경찰 중심, 일부 검찰 직접수사 | 경찰 등 수사기관 |
| 중대범죄 수사 | 검찰 직접수사 가능 | 중대범죄수사청 |
| 기소 | 검사 | 공소청 검사 |
| 검사의 직접수사 | 일부 범죄에서 가능 | 폐지 |
| 검사의 보완수사 | 송치 사건에서 가능 | 폐지 |
| 추가 수사 필요 시 | 검사 직접수사 또는 경찰에 요구 | 수사기관에 보완수사 요구 |
| 경찰 불송치 이의신청 | 신청권자 제한 | 고발인까지 확대 |
| 사건기록 접근 | 제한적 | 이의신청권자 등의 열람·등사 확대 |
| 검찰 조직 | 검찰청 | 공소청으로 전환 |
국민에게는 무엇이 달라질까?
고소·고발한 사건이 경찰에서 불송치된 경우
고소인이나 피해자뿐 아니라 고발인도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결정 이유를 확인하기 위한 사건기록 열람·등사도 이전보다 확대될 예정입니다.
다만 이의신청을 한다고 해서 공소청 검사가 직접 사건을 수사하는 것은 아닙니다. 재수사나 보완수사가 필요하면 경찰 등 수사기관이 다시 수사하게 됩니다.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경우
앞으로는 ‘검찰 송치’보다 ‘공소청 송치’라는 표현이 사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공소청 검사는 경찰의 수사기록을 검토해 기소, 불기소 또는 보완수사요구 여부를 결정합니다.
추가 증거가 필요하면 검사가 직접 조사하지 않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게 되므로, 현재보다 기소 여부 결정에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대 경제범죄나 부패범죄 사건
대규모 부패·경제범죄와 산업기술 유출, 마약 및 국가기반시설 대상 사이버범죄 등은 중수청이 수사합니다.
수사가 끝나면 사건을 공소청으로 보내고, 공소청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합니다.
중수청 수사관은 공소청에 파견되거나 공소청 직위를 겸임할 수 없도록 해 수사와 기소의 조직적 분리를 유지합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한 종합 평가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은 단순히 검찰의 수사 범위를 일부 줄이는 수준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의 기본 구조를 다음과 같이 바꾸는 대규모 제도 개편입니다.
- 경찰·중수청: 수사
- 공소청: 기소와 공소유지
- 법원: 재판과 영장 심사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권력 분산과 인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만든 결론을 독립된 기소기관이 검토하게 함으로써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견제할 수 있고,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활용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비판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완수사권까지 예외 없이 폐지한 것은 별도의 문제입니다.
검사가 직접수사를 개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이미 송치된 사건에서 누락된 자료나 간단한 사실관계조차 직접 확인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
보완수사 요구가 신속하게 이행되지 않으면 사건 처리가 늦어지고, 부실수사를 바로잡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성폭력·아동학대·가정폭력·보이스피싱처럼 신속한 증거 확보가 중요한 사건에서는 피해자 보호가 약화되지 않도록 별도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결국 이번 개정의 성공 여부는 법률 문구보다 다음과 같은 후속 장치에 달려 있습니다.
- 보완수사요구의 명확한 범위와 처리기한
- 경찰의 정당한 요구 불이행에 대한 실효적 통제
- 다른 수사기관이나 상급기관에 재수사를 맡길 수 있는 제도
- 피해자가 반복 조사받지 않도록 하는 통합 지원체계
- 경찰과 중수청에 대한 외부 통제
- 공소청 검사가 수사기록을 실질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전문성
- 기관 간 형사사법정보의 신속한 공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원칙만으로 공정한 형사사법제도가 자동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검찰에 집중됐던 권한을 단순히 경찰이나 다른 수사기관으로 옮기는 데 그친다면 권력기관의 이름만 바뀌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경찰과 중수청에 대한 민주적 통제, 피해자 권리 보장 및 신속한 보완수사 체계가 제대로 갖춰진다면 수사와 기소를 상호 견제시키는 새로운 형사사법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시행일과 앞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 일정에 맞춰 시행될 예정입니다.
정부가 제시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출범 예정일은 2026년 10월 2일입니다. 다만 개별 조문의 정확한 시행일과 경과조치는 공포되는 최종 법률 부칙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시행 전에 다음 사항이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합니다.
- 기존 검찰 사건을 어느 기관으로 넘길 것인지
- 검사가 요구할 수 있는 보완수사의 범위
- 보완수사 처리기한을 넘겼을 때의 조치
- 경찰 불송치 사건의 재수사 절차
- 피해자의 기록 열람 범위와 신청방법
- 경찰·중수청·공소청 간 사건 관할 충돌 해결방법
- 수사기관에 대한 외부 감시와 책임 추궁 체계
마무리
2026년 형사소송법 개정은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를 서로 다른 기관이 담당하도록 만드는 형사사법체계의 큰 전환입니다.
장점은 검찰 권한을 분산하고 수사와 기소 사이에 상호 견제 구조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검사가 간단한 보완수사도 직접 처리할 수 없어 사건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고, 경찰의 부실수사를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단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을 검찰개혁의 완성이나 수사역량의 붕괴 중 어느 한쪽으로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제도의 성패는 경찰과 중수청에 대한 통제 장치, 공소청의 기록 검증 역량 및 보완수사요구가 실제로 신속하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후속 법령에 달려 있습니다.
새로운 제도가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면서도 범죄 피해자가 사건 지연과 기관 간 책임 떠넘기기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시행 전까지 정교한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 이 글은 2026년 8월 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과 공개된 입법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판단은 변호사 등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하며, 실제 적용 시에는 공포된 법률과 시행령을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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